간송미술36 회화 를 재미있게 읽은 것이 계기가 되어 저자의 다른 책을 찾아 보았다. 선비의 향기,그림으로 만나다 이외에 다른 책도 있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선비의 향기,그림으로 만나다 를 먼저 챙겨 보기로 했다.얼마전 선생님의 강의를 들은 터라 다시 만나는 글과 그림도 있었지만,그럼에도 잘 읽혔다.아니 오히려 소개된 글과 그림이 너무 적은 것 같아 아쉬움이 더 크다.이런 느낌은 앞서 읽었던 간송미술36 회화 를 읽으면서도 생각했던 느낌이다. 머릿말과 맺음말 부분만 읽어도 이 책의 방향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술사의 흐름의 맥까지도 그려진다.그저 놀라울 따름이다.어마어마한 미술사를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깔끔하게 풀어 내 주시다니.아마도 긴장을 풀고 그림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저자의 배려는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전체적인 설명을 읽고 난 후 그림을 관람하는 기분이랄까? 이런 기분이 든 건 책의 편집형태가 흡족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책의 한면은 오롯하게 그림 하나로만 채워져 있고,또 다른 면은 그림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화훼영모와 사군자를 중심으로 그림은 소개되어 있다.머리 보다는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우선이란 건 알고 있지만 사군자화 같은 경우는 역시 설명을 들어야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어 좋았다.길지 않은 설명이지만 무언가 옹골차게 담겨 있는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한 번 읽고 접어 놓을 책은 아니구나 싶었다. 오히려 다시 오주석선생님의 책도 꺼내 보고 단원에 관한 책도 찾아 보고 싶어졌다.그림 자체로 좋아 흥분하기도 했고,설명이 더해져 고개가 끄덕여지고 이해가 되는 작품도 있었다. 사군자화는 여전히 내게는 낯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는 아무래도 단원의 그림과 궁합이 잘맞는 듯 하다.앞서 읽었던 저자의 책에서도 단원의 그림 염불서승 에 꽂혀었는데...이번에는 해탐노화 에 그만 또 꽂히고 말았다.그런데 그림에 대한 설명 때문이 아니라 찡그린 듯한 게의 익살스러운 표정때문에.참게 두마리가 갈대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다니..과히 표정을 찡그릴 만 하다. 매화병제도 ,정약용 간송미술관에서 전시를 볼때마다 좌절하게 되는 순간은 제시를 읽지 못하는 순간이다. 그림 자체보다 제시의 내용을 알게 되는 순간 감동이 밀려 오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림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만,단절이란 코드가 자리하게 되면 가슴으로 느낄수 있는 것에도 한계는 있을 터.저자의 설명은 그런점에서 안성맞춤이였다.그림을 통해 옛사람을 이해하고 교감하는 것.<선비의 향기 그림으로 만나다>는 그런 점에서 중요한 가교 역활을 해 준듯 하다.
2012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시리즈는 한국화를 주제별로 다루는 연속물이다. 이 시리즈는 청소년(초등 고학년 포함)과 성인을 대상으로 우리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나아가 우리 문화에 대한 안목과 자부심을 키우고자 기획되었다.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이 집필하여 깊고 풍부한 그림 이야기를 담은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시리즈는 도판을 크게 보여 주어 감상하는 맛을 더했다. 난해한 설명이나 복잡한 구성을 탈피하여 쉽고 재미있게 그림 보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한다. 선비의 향기, 그림으로 만나다 는,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다. 저자는 우리 옛 그림 가운데 꽃과 새, 짐승을 그린 화훼영모화 22점과 사군자화 30점을 엄선하여 청소년의 눈높이로 풀어냄으로써 어렵게만 느껴지던 한국화를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게 도와주며, 그림 속에 담긴 옛사람의 숨결까지 오롯이 전하고 있다. 그림에는 작가의 내면세계와 인생의 흔적이 투영되어 있다. 대상의 형상성보다 작가의 정서와 생각을 담아내는 것을 중시하는 문인화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그림을 볼 때, 작가의 생각과 일생을 알아야만 그림에 담긴 의미와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다.
화훼영모화와 사군자화의 흐름
1장. 화훼영모화
공민왕 「이양도」 외로움을 달래 주는 추억 속의 양
신사임당 「수박과 들쥐」 쥐에게 속살을 내준 채 웃고 있는 수박
신사임당 「포도도」 싱그럽게 익어 가는 탐스러운 포도
이암 「모견도」 어미 품을 파고드는 강아지들
김시 「야우한와」 한가로이 누워 있는 들소 한 마리
황집중 「묵포도도」 화면을 가르는 억센 포도 줄기
이징 「연지백로」 퍼덕이는 물고기를 삼키는 백로
조속 「고매서작」 매화 가지처럼 곧고 굳센 까치 꼬리
정선 「노송영지도」 굳세고 웅혼한 조선의 소나무
정선 「서과투서」 수박을 들락거리는 들쥐 한 쌍
심사정 「어약영일」 파도를 헤치며 해를 맞이하다
심사정 「유사명선」 가을의 문턱에서 애처로이 우는 매미
홍진구 「자위부과」 늙은 배불뚝이 나무꾼의 기원
이인상 「설송도」 얼음 기둥처럼 솟은 수직의 소나무
변상벽 「모계영자도」 암탉과 병아리들의 정겨운 봄나들이
정홍래 「욱일호취」 매의 성정까지 전해 주는 세밀한 붓질
강세황 「향원익청」 멀리서 번져 오는 연꽃 향기
김홍도 「황묘농접」 나비가 고양이를 놀리다
김홍도 「해탐노화」 바다 용왕 앞에서도 옆으로 걷는다
정약용 「매화병제도」 꽃이 피었으니 열매가 가득하리라
남계우 「군접도」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나비 떼
안중식 「노안도」 하얀 갈대꽃에 가을이 무르익다
2장. 사군자화
어몽룡 「월매도」 매화 가지 끝에 둥근 달이 떠오르다
오달제 「묵매도」 서릿발 같은 젊은 선비의 충절
심사정 「매월만정」 달과 짝을 이룬 매화의 정취
김홍도 「백매」 수줍게 얼굴을 내민 흰 매화
조희룡 「매화도」 승천하는 용의 기상을 닮은 굳센 매화
유숙 「홍백매팔곡병」 매화 가지에서 피어나는 봄
김수철 「석매도」 매화에 담은 천진한 마음
이우 「묵란」 바람을 타고 난이 너울대다
이정 「형란」 금빛 난이 밤하늘을 가르다
심사정 「석란」 난이 바위와 하나가 되다
김정희 「국향군자」 두 줄기 난잎이 문자향을 토해 내다
김정희 「불이선란」 두 번 다시 그릴 수 없는 난을 그리다
이하응 「동심여란」 같은 마음에서 나오는 향기로운 말
민영익 「노근묵란」 칼칼한 농묵으로 조국의 서글픔을 그리다
조동윤 「채란」 기름진 필치로 그린 화사하고 어여쁜 난
정선 「석국도」 괴석 뒤에서 하얀 국화가 피어나다
심사정 「오상고절」 흥건한 붓놀림으로 고고한 절개를 그리다
이인상 「병국도」 마른 붓으로 병든 국화를 그리다
정조 「야국」 군왕의 가슴에 들어온 들국화
안중식 「기국연령」 구기자와 국화로 장수를 기원하다
이정 「순죽」 새 순이 대나무가 되기까지
이정 「풍죽」 세찬 바람에 휘어지며 맞서고 있는 대나무
이정 「통죽」 세월을 견뎌 낸 굵고 강인한 대나무 줄기
유덕장 「설죽」 눈을 가득 인 푸른 댓잎과 난이 어우러지다
심사정 「운근동죽」 혹독한 추위로 상처 입은 대나무
강세황 「난죽도」 여유롭고 상쾌한 대나무와 난
신위 「편연수죽」 먹의 번짐으로 아리따운 댓잎을 그리다
임희지 「난죽석도」 바위에 의지해 호기롭게 피어나다
조희룡 「묵죽」 솟구치는 감흥으로 유배지의 대숲을 그리다
민영익 「풍우죽」 비바람에 흔들리는 댓잎에 회한을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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