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소설을 읽는다는데 기대를 걸고 편을 펼쳤다. 펼쳐보니 생각보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서 좀 당황스러운 듯도 했지만 날개 , 장삼이사 , 사랑손님과 어머니 처럼 아는 소설을 다시한번 만나보게 되니 반가웠다.
이상의 소설은 날개 , 봉별기 , 종생기 , 실화 이렇게 4작품이 실려 있다. 날개 를 제외한 세 작품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어쨋든 그 세 작품도 역시나 특이한 문체를 하고 있어서 언뜻봐서는 십사리 소설 속으로 몰입할 수 없었지만 한 자 한 자 익숙해 지면서 소설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 불안한 자의식들은 매력적이고 왠지 친근감이 느껴졌다.
주요섭의 아네모네의 마담 이라는 작품도 재밌게 읽었다. 사랑손님과 어머니 처럼 인간의 내면세계를 아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내용이 간결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잔잔하게 전개되는데서 약간이 스릴같은 것도 느낀 것 같다. 소설속에 푹 빠져 마치 내가 영숙이가 된 것 처럼 긴장도 하고 결국 허탈해 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영숙이 의 심리에 99.9% 자연스럽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심리를 독자가 이렇듯 당연하게 느끼도록 그려내다니......!
이렇게 단편소설은 짧은 시간이나마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많은 것을 품고 있기 때문에 그냥 한번 스~윽 읽어서 내것으로 만들기는 벅차다. 그래서 이 에는 이메일 해설 이라는 타이틀로 앞서 실린 소설들에 대한 해설이 실려있어서 좋다. 두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되있어서 신선한 느낌도 들고, 몇 페이지가 그런식으로 쭈욱 연결이 되있어서 자칫 읽기에 부담스럽게 느껴 읽지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을 법 하지만, 읽는 다면 대화글 속에서 많은 것들을 알게되고 전에 작품을 직접읽으면서 느낀 것과 함께 머릿속과 가슴속에 잘 보관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소개나 해설이 잘 되있는 이런 부류의 한국 단편소설집은 사실 국어와 문학 쪽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책인 것 같다. 특히 수능 언어영역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가장 좋을 것이다. 이 책의 맨뒤에 약 20페이지에 걸쳐 낱말풀이가 참 잘 실려있다. 소설속에 등장한 생소한 낱말이 가나다 순으로 잘 풀이되있어서 찾기쉽고, 소설의 흐름의 한 조각이기에 문제집 풀다가 나온 생소한 단어에 비해 기억하기도 쉬울 것이다.
정말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제9권은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이상·최명익과, 주요섭·현경준·유항림의 대표작을 실었다. 강한 자의식을 모던한 방식으로 표현한 이상의 「날개」 「봉별기」 「종생기」 「실화」와,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인물들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린 최명익의 「비 오는 길」과 유항림의 「마권」, 독특한 시점 구성으로 탁월한 미적 성취를 이뤄낸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아네모네의 마담」, 거친 뱃사람들의 끈끈한 유대를 통해 현실 돌파의 비전을 보여주는 현경준의 「오마리」를 통해 1930년대 후반 소설의 다양한 갈래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주요섭
「사랑손님과 어머니」
「아네모네의 마담」
최명익
「비 오는 길」
「장삼이사」
이상
「날개」
「봉별기(逢別記)」
「종생기(終生記)」
「실화(失花)」
현경준
「오마리」
유항림
「마권(馬券)」
이메일 해설_조향미·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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