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면 한 아이가 눈을 감고 있고 양쪽에는 가면을 쓴 아이의 모습이 나타나있답니다. 아이의 마음을 표현한 그림 같아요. 학교가 끝나 집에 가다가 아이는 길모퉁이에서 가면 하나를 주웠어요. 그 가면에는 아무것도 그려 있지 않은 온통 하얗기만 한 가면이었어요. 그런데 그 가면은 비밀이 있었어요. 바로 가면을 쓰면 어떤 동물로든 마음대로 변할 수 있는 마법의 가면이었던 거예요. 아이가 가면을 쓰면 여러 가지 동물로 변할 수 있었어요. 여자애들을 재미있게 해 주려고 웃기게 생긴 명주원숭이로 변신해 나무 위를 뛰어다니니 아이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했답니다. 하지만 신이 난 아이가 다가가 뽀뽀를 하려고 하자 여자아이들은 화를 내고, 아이 역시 화가나서 아이들을 더 괴롭히고 달아나버렸어요. 이번에는 운동장에서 노는 남자애들을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어서 커다란 곰으로 변신했어요. 남자애들과 재미있게 놀다가 으쓱한 기분에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하라고 시키자 아이들은 같이 놀기 싫다고 화를 내며 가버렸어요. 곰으로 변신한 아이는 짜증이 나서 발톱을 세워 마구 휘두르고, 공도 물어뜯곤 다라나 버렸어요. 처음에는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친구들을 화나게 하고, 자신 역시 화가 난 아이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어느새 무시무시한 늑대로 변하고 말았답니다. 사람들은 늑대를 보고 무서워 부들부들 떨었어요. 늑대로 변한 아이가 배가 고파서 빵집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도망가 버리고, 화가 날 대로 난 늑대가 집으로 갔지만 엄마와 아빠는 알아보지 못했답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가면을 벗으려고 했지만 가면은 벗겨지지 않았고 집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어요.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랐던 아이는 버림받은 슬픔에 외로워 떠돌이 개로 변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누나가 그런 동생을 찾아내 아이를 꼭 안고 쓰다듬으며 노래를 불러주었더니 가면이 조금씩 지워지며 점점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왔답니다. 아이의 감정에 따라 변하는가면, 그 가면은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네요. 분노를 참지 못해 점점 늑대로 변해갔던 아이가 가족의 사랑으로 다시 본 모습을 찾을 수 있었어요. 세련된 그림과 독특한 느낌의 이야기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조금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을까요?
아이의 들쑥날쑥한 감정 표현을 열린 시선으로 바라본환상적인 마법 가면 이야기!2012년 마녀상(Prix Sorci?res, 프랑스의 칼데콧 상) 그림책 부문 노미네이트마음이 건강한 아이는 누구일까요? 언뜻 착하고 자기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아이의 마음이 건강할 것 같지만, 그런 아이는 감정을 꾹꾹 억누르며 마음 아프게 사는 아이일지도 모릅니다. 마음이 건강하려면 참을 줄도 알고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잘한 일은 잘했다고,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게 마음 건강의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마법의 가면 은 아이의 다채로운 마음 변화를 ‘변신 가면’이라는 환상적인 장치를 통해 보여 줍니다.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장난치고 화를 냈다가도, 친구와 엄마 아빠와의 갈등 때문에 이내 후회하고, 누군가가 보내는 따뜻한 관심 속에서 일상으로 되돌아오는 아이의 마음이 세련된 그림과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녹아 있습니다.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혹시 후회할 일을 하더라도 자기는 여전히 사랑받는 존재이며 돌아갈 따뜻한 집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런 깨달음은 아이가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 튼튼한 토대가 되어 줄 것입니다.